네덜란드는 역사적으로 “감지하기 어려운 것”들에 주목해 온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다. 렘브란트와 베르메르는 덧없는 빛과 소박한 정물에 마음을 기울였고, 안토니 반 레이우엔훅은 현미경을 통해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미생물의 세계를 열었다. 무엇보다, 물 위에 세워진 나라답게, 네덜란드는 물과 끊임없이 교섭해야 하는 조건 속에서 환경과 생태계의 미세한 변화를 세심히 감지하는 감각을 길러왔다.

이 프로젝트는 네덜란드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여섯 예술가를 통해 이러한 감지의 전통이 오늘날 어떤 힘을 갖는지 살펴본다. 미술 행사의 북적임을 벗어난 한켠에서, 이 예술가들은 우리를 샛길로 안내하고 그림자 속에 머물며 먼지 입자를 응시하도록 초대한다. 천천히 자전하는 지구의 움직임을 몸으로 감각하고, 무한한 결로 분화하는 푸름에 머물렀다가, 버려진 하찮은 사물들 속에서 쉼을 발견하게 한다.

일견 연약하고 미미하게 느껴지는 이들의 제스처는 단숨에, 한눈에 소비되기를 거부하며 가시성과 상품화의 관성으로부터 조심스레 탈주한다. 작품이 인도하는대로 몸을 숙이고, 느리게 걷고, 가만히 들여다보면서 쉬이 감지되지 않는 세계들에 다가가본다.

*본 전시는 협력 프로젝트인 MMCA 다원예술 쇼케이스에서 퍼포먼스 형식으로 선보입니다. (9. 2 - 9. 3,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리타 후프와이크
Good morning 잘 잤어?⟩

태양은 언제나 어딘가에서 떠오른다. 한국에서는 그 순간이 네덜란드보다 일곱 시간 먼저 찾아온다. 작품은 초대된 관객의 침실에서 출발한다. 관객은 암스테르담의 밤을 주머니 속에 넣은 채 하루를 보내며 우일선 사택을 찾아오게 된다. 작품은 아직 도래하지 않은 아침에 머무르며 거닐어 보도록 안내하는 초대다.

리타 후프와이크, ⟨Good morning 잘 잤어?⟩
with

Hearin Jeong

video

Kyulim Kim

Website

Ehud Neuhaus

Graphic design

Yvonne van Versendaal

Co-production

Space oriented Artistic Practice (SoAP)

임고은 & 이고르 셰브축
⟨하얀 잉크로 쓰여진 하얀 책⟩

한때 향신료 제도라 불리던 말루쿠 제도의 한 섬에는 여러 곳에서 온 다양한 사람들이 머물다 갔다. 그들은 이곳에 잊힌 무덤, 허물어져 가는 요새, 오래된 작은 우물을 남겼다. 그 사이사이에는 향신료 정원들이 있다. 육두구와 정향 냄새가 나는 작은 방 한구석, 네덜란드식 미닫이 창턱 아래에 하얀 잉크로 쓰여진 하얀 책이 놓여 있다.

끊임없는 질문과 완결되지 않는 답으로 이루어진 이 책에 우리의 독서는 움직이는 빛과 어둠을 밝힌다. 지나가지 않은 기억 속 하나이면서 또 다른 하나이기도 한 이야기들의 책.

임고은 & 이고르 셰브축, ⟨하얀 잉크로 쓰여진 하얀 책⟩
Concept and Artistic direction

Go-Eun Im

Dialogical contributions

Igor Sevcuk

Music

Post-Industrial Boys (George Dzodzuashvili)

Original Music

Onotani Songs by Salma Latar, recorded by Timo Kaartinen; Indigenous Liberation Day – Young Elders Resilience 2025, (Wereldmuseum, Amsterdam, October 12, 2025); Cakalele Tenggara ’93 & Ridhwan Orohella, Roots On Deck: Cakalele Dance (The National Maritime Museum, Amsterdam, August 24, 2025)

Sound and Book Source

'Shadow-Forest: Voyages of Nutmeg', commissioned and produced with the support of the National Asian Culture Center (ACC) and Shinjae Kim

Braille Consultation

Notsimple

샘 쇼이어만
⟨선 트레이싱⟩

MMCA 다원예술 쇼케이스 워크숍
8.19/8.20/8.23
예약

지속되는 시간 위에, 장소와의 끊임없는 응답 속에서 떠오르게 될 이 작업은 ‘지금’이라는 덧없는 순간을 붙잡으려는 부질없는 시도다. 작업은 스쳐 가는 햇빛의 궤적을 따라가며 시간과의 관계를 탐색한다.

"처음으로 창문을 통해 쏟아지는 햇빛의 윤곽을 따라 그렸을 때, 햇빛은 지나가는 구름에 가려져 불과 몇 초 만에 사라져 버렸다. 그러다 하늘이 다시 개고 태양과 조금 더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었을 때, 나는 태양이 믿을 수 없을 만큼 빠르게 움직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니, 어쩌면 그만큼 빠르게 움직하고 있는 것은 자전하고 공전하는 지구 위에 있는 내 몸일지도 모른다. 작은 윤곽 하나를 완성하기도 전에, 태양은 이미 그 너머로 미끄러져 가고 있었다. 태양의 움직임과 나의 행위는 그 어떤 순간도 정확히 겹치지 않았다."

샘 쇼이어만, ⟨선 트레이싱⟩
Concept and direction

Sam Scheuermann

production

Michael Scerbo

Performed by

Sam Scheuermann

With artistic support of

Koen van der Heijden

External eye

Miguel Melgares, Tchelet Pearl Weisstub

Thanks to

DAS Theatre

Korean presentation supported by

Artists Circle and Space oriented Artistic Practice (SoAP)

비니 존스
⟨푸름은 합의다⟩

⟨푸름은 합의다⟩는 여러 해에 걸쳐 공간을 탐구해 온 비니 존스의 장소특정적 작업이다. 작업은 하늘의 색이 프레임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다는 깨달음에서 출발한다. 프레임은 어떻게 우리의 지각뿐 아니라 우리가 세상을 보는 방식, 그 안에서 존재하는 방식을 형성하는가?

이 탐구의 연장선상에서, 이번에는 빛을 매개로 우일선 선교사 사택을 탐방한다. 이 여정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기보다는 이미 이곳에 존재하는 것, 지금 우리가 함께 머무는 이 공간과 이 순간에 다시 주의를 기울이도록 이끈다. 같지만 동시에 다른 것은 무엇일까? 어떤 가능 세계들이 떠오를 수 있을까? 어쩌면 이 세계들은 이미 존재하고 있지만, 우리에게 보이지 않는 것은 아닐까? 이 작품은 빛과 공간을 재료 삼아 일련의 틀들을 만들어낸다. 공간을 낯설게 바라보고 경험하게 하는 이 작은 개입들은 우리가 주변을 인식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관계들을 드러내며, 그 특질에 따라 변화하는 몸과 환경의 연결고리를 탐색한다.

비니 존스, ⟨푸름은 합의다⟩
Concept and scenography

Vinny Jones

마테오 마랑고니 & 디터 반도렌
⟨볕뉘⟩

‘볕뉘’는 나뭇잎 사이처럼 작은 틈을 통해 잠시 비치는 햇살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작품에서 우리는 태양과 구름,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 그림자에 실시간으로 반응하여 음악을 생성하는 인공 생명체 군집을 만나게 된다. 작품은 자연이 만들어내는 빛과 그림자의 유희를 소리로 경험하도록 초대한다. 그 유희 속에서 ‘생명’은 유기체만이 지닌 예외적인 속성이 아니라, 우리가 통상적으로 이해하는 생물학적 생명을 넘어서는 시스템들에도 깃들어 있는 성질일 수 있음을 알아간다. 각각의 인공생명체는 빛의 변화, 다른 생명체들이 내는 소리, 주변의 환경음, 그리고 날씨의 변화 등 감지한 모든 것들에 반응한다. 그렇게 서로 얽힌 반응들이 정교한 소리의 그물망을 직조하고, 관람객은 상호의존하는 존재들의 거대한 네트워크를 따라 서서히 번져가는 미세한 울림을 따라가게 된다.

마테오 마랑고니 & 디터 반도렌, ⟨볕뉘⟩
Project by

Matteo Marangoni, Dieter Vandoren

PCB Design

Daan Johan

DSP Programming

Riccardo Marogna

OTA Programming

Caspar Krijgsman

Assembly

Francesco Di Maggio, Tingyi Jiang, Maria Oosterveen, Siavash Jafari

Commissioned by

Into the Great Wide Open

Produced in partnership with

Crossing Parallels (TU Delft), Highlight Delft

Financial Support

Creative Industries Fund NL, Stichting Stokroos

Presentation in Korea supported by

Stroom Den Haag, Performing Arts Fund NL

Presentation in Korea collaborated with

Médongaule

살로메 무이
⟨쉼터 아틀리에⟩

⟨쉼터 아틀리에⟩는 쉼의 공간을 탐색하는 작업으로, 우리를 진정시켜 주고, 쉼을 주는 공간들을 찾아나가는 과정이다. 작품은 삶의 소음이 잦아들고, 우리가 또 다른 존재의 층위와 연결될 수 있는 한뼘의 장소들을 만들어낸다. 작가와의 내밀한 1:1 만남 속을 통해 각 참여자의 경험은 작은 미니어처 모형으로 변신한다. 버려지고 길거리에서 닳은 사물들로 만들어진 이 모형들은 연약하지만 안전한 기지가 된다. 그 속에서 우리는 유용성의 소란에서 벗어나 조용히 머무르는 감각 속으로 침잠한다. 아틀리에는 전 세계를 끊임없이 떠돌아다니며 확장되는 쉼터들의 전시와 나란히 펼쳐진다.

살로메 무이, ⟨쉼터 아틀리에⟩
By and with

Salomé Mooij

Translation and assistance in Korea

Kyunghoo Kathy Lee

Furniture production in Korea

Jin Sol

Korean presentation supported by

Performing Arts Fund NL

시간 / 장소

2026. 9. 5 - 2026. 11. 15
10:00 - 18:00 (휴관: 월, 화)
우일선 선교사 사택 (광주광역시 남구 제중로 47번길)

연락

인스타그램: @garden.of.the.imperceptible

연계 행사: MMCA 다원예술 쇼케이스 (9.2 – 9.3)

샘 쇼이어만 ⟨선 트레이싱⟩ 워크숍
8.19/8.20/8.23
예약